주왕산 단풍 산행은 대전사에서 출발해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까지 주왕계곡을 따라 걷는 코스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길이 넓고 경사가 완만해서 등산 경험이 적은 분이나 부모님과 함께 가는 분도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습니다. 단풍 절정 시기는 해마다 달라지므로 날짜를 못 박기보다 출발 직전에 국립공원공단과 기상청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아래에 코스, 주산지, 주차와 입장, 준비물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주왕산 단풍 산행, 왜 주왕계곡 코스부터 걷게 될까
주왕산은 경북 청송에 있는 국립공원으로, 1976년에 우리나라 열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주봉 높이는 720m 남짓으로 높지 않지만,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응회암 절벽이 계곡 양옆에 병풍처럼 서 있어서 산 높이에 비해 풍경이 훨씬 웅장하게 느껴집니다. 청송 일대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도 등재되어 있고, 주왕계곡의 바위와 폭포가 그 대표 지질 명소로 꼽힙니다.
가을에 주왕계곡 코스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풍과 바위가 한 화면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회색빛 암벽 사이로 붉고 노란 잎이 끼어들고, 그 아래로 계곡물이 흐르는 구도가 걷는 내내 이어집니다.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주왕산의 핵심 풍경을 거의 다 볼 수 있어서, 산행보다는 긴 산책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주봉까지 올라야 제대로 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다녀와 보니 기억에 오래 남은 장면은 대부분 계곡 길에서 본 것들이었습니다.
대전사–용추폭포–절구폭포–용연폭포 코스 걷는 순서
출발점은 상의주차장입니다. 주차장에서 상가 거리를 지나면 대전사가 나오고, 절 마당에서 뒤를 올려다보면 주왕산의 상징인 기암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 계곡을 따라 폭포 세 곳을 차례로 만나게 됩니다.
| 구간 | 길 상태 | 볼거리 |
|---|---|---|
| 상의주차장 → 대전사 | 상가 거리를 지나는 평지 | 대전사 보광전과 그 뒤로 솟은 기암 |
| 대전사 → 용추폭포 | 넓고 평탄한 흙길과 데크 | 급수대, 시루봉, 학소대 같은 바위 절벽과 좁은 협곡 |
| 용추폭포 → 절구폭포 | 본 탐방로에서 옆으로 잠시 들어가는 갈림길 | 절구처럼 파인 바위에 물이 고였다 떨어지는 2단 폭포 |
| 절구폭포 갈림길 → 용연폭포 | 완만한 오르막과 계단 일부 | 세 폭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2단 폭포 |
대전사에서 용추폭포까지
이 구간은 길이 넓고 거의 평지에 가깝습니다. 유모차나 휠체어도 다닐 수 있도록 정비된 구간이 있어서 어르신과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걷다 보면 양쪽 암벽이 점점 가까워지다가 협곡처럼 좁아지는 지점이 나오는데, 그 안쪽에 용추폭포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제1폭포라고 불렀던 곳으로, 폭포 자체보다 폭포를 감싼 바위 협곡이 인상적입니다. 단풍철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히는 곳이라 한낮에는 데크가 붐비는 편입니다.
절구폭포와 용연폭포
용추폭포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절구폭포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본 탐방로에서 벗어나 잠깐 다녀오는 길이라 그냥 지나치는 분도 많은데,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조용히 쉬기에 좋습니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계속 오르면 용연폭포에 닿습니다. 위아래 두 단으로 떨어지는 폭포이고, 전망 데크가 위쪽과 아래쪽에 따로 있어서 두 곳 모두 내려가 보시기를 권합니다.
거리와 시간은 안내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상의주차장에서 용연폭포까지 다녀오는 데 쉬는 시간과 사진 찍는 시간을 포함해 서너 시간 정도로 잡으면 여유가 있습니다. 정확한 구간 거리는 현장 탐방 안내도나 국립공원공단 누리집의 주왕산 탐방 코스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돌아올 때는 같은 길로 내려오는 것이 가장 쉽고, 체력이 남는다면 주봉을 거쳐 내려오는 길을 택할 수도 있지만 이쪽은 계단과 오르막이 많아 등산화가 필요합니다.
주산지, 주왕산 단풍과 함께 들르는 법
주산지는 주왕산국립공원 안에 있는 작은 저수지입니다. 조선 경종 때인 1720년에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인 1721년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로, 물속에 뿌리를 내린 왕버들이 수면 위로 솟아 있는 풍경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주산지 일원은 국가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주왕계곡 입구인 상의주차장과 주산지는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어서 차로 따로 이동해야 합니다. 주산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완만한 길을 걸어 올라가면 저수지 전망대가 나오며, 주차장에서 다녀오는 데 넉넉히 한 시간 안쪽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길이 평탄해서 운동화로도 충분합니다.
주산지는 이른 아침 풍경이 유명합니다. 기온 차가 큰 가을 새벽에는 수면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이 있어서, 사진을 찍으려는 분들은 해 뜨기 전부터 자리를 잡습니다. 다만 물안개는 날씨에 따라 생기지 않는 날도 많고, 가뭄이 심한 해에는 수위가 낮아 왕버들 밑동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정이 하루뿐이라면 아침 일찍 주산지를 먼저 들른 다음 주왕계곡으로 넘어가는 순서가 무난합니다. 주왕계곡 주차장은 오전 늦게 가면 자리 잡기가 어려워지므로, 주산지에서 너무 오래 머물지 않도록 시간을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주차와 입장, 출발 전에 알아 둘 것
주왕계곡 코스는 상의주차장을 이용합니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없고, 대전사를 지날 때 받던 문화재 관람료도 현재는 받지 않아 탐방로 진입 자체는 무료입니다. 비용이 드는 부분은 주차입니다. 소형차 기준으로 평일 4,000원, 주말과 성수기 5,000원 수준으로 안내되고 있는데, 요금과 운영 방식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에 국립공원공단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단풍철 주말에는 주차장이 오전 일찍 가득 차는 일이 흔합니다. 만차가 되면 진입로 아래쪽 임시 주차장이나 마을 쪽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가야 해서, 탐방을 시작하기도 전에 체력과 시간을 쓰게 됩니다. 가능하면 평일을 고르고, 주말이라면 아침 8시 이전 도착을 목표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단풍철 토요일 오전 10시쯤 도착했다가 진입로에서만 한참을 서 있었던 적이 있어서, 그 뒤로는 무조건 이른 시간에 맞춰 움직입니다.
국립공원은 계절에 따라 입산 가능 시간을 정해 두고 있습니다. 해가 짧아지는 가을과 겨울에는 오후 늦은 시간 입산이 제한되고, 위반하면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용연폭포까지만 다녀오는 일정이라면 크게 걸릴 일이 없지만, 주봉이나 가메봉까지 오를 계획이라면 입산 시간 지정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대중교통으로는 청송 읍내에서 주왕산행 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으며, 배차 간격이 길 수 있으니 돌아오는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2025년 산불 이후 탐방로 상황
2025년 3월 경북 산불로 주왕산국립공원 일부 탐방로가 통제됐지만, 대전사에서 용추폭포·용연폭포로 이어지는 주왕계곡 코스는 2025년 봄부터 다시 열렸고, 마지막까지 막혀 있던 장군봉 구간도 2026년 5월 1일부터 개방되어 전 탐방로가 정상 운영에 들어갔습니다(2026년 4월 말 보도 기준). 다만 절골~가메봉 구간은 가을 단풍철에 탐방로 예약제로 운영되고, 해마다 가을 산불조심기간에는 절골·가메봉 등 일부 구간이 통제되어 왔습니다. 통제 구간과 기간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국립공원공단 누리집의 탐방로 통제정보와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단풍 절정 시기는 해마다 다릅니다
주왕산 단풍은 대체로 10월 하순에서 11월 초 사이에 가장 곱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평년 기준의 대략적인 범위일 뿐이고, 실제 절정 날짜는 해마다 달라집니다. 9월과 10월의 기온이 높으면 물드는 시기가 늦어지고, 가을비나 강풍이 지나가면 절정 전에 잎이 떨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최근 몇 해는 늦더위가 길어지면서 단풍이 예년보다 늦게 들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왔습니다.
단풍 용어도 알아 두면 도움이 됩니다. 기상청은 산 전체의 20% 정도가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 80% 정도가 물들었을 때를 ‘절정’으로 봅니다. 첫 단풍 소식이 들린 뒤 절정까지는 보통 2주 안팎이 걸린다고 합니다. 날짜를 정할 때는 다음 순서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기상청 날씨누리의 유명산 단풍 현황에서 주왕산 진행 상황을 확인합니다.
- 국립공원공단 누리집과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공지에서 탐방로 통제 여부를 봅니다.
- 출발 이삼일 전에 최근 방문자 사진을 찾아 실제 색을 확인합니다.
- 비 예보가 있으면 하루 이틀 앞당기거나 미루는 쪽을 검토합니다.
계곡 아래쪽과 위쪽은 물드는 속도가 다릅니다. 고도가 높은 능선이 먼저 물들고 대전사 주변은 며칠 뒤에 따라오기 때문에, 절정을 조금 놓쳤더라도 구간에 따라 볼 만한 곳이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조금 일찍 갔다면 용연폭포 쪽으로 올라갈수록 색이 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왕산 단풍 산행 준비물 체크리스트
주왕계곡 코스는 길이 쉬운 편이지만 왕복 서너 시간을 걷는 일정이고, 산속은 평지보다 기온이 낮습니다. 특히 아침 일찍 출발하면 계곡 안쪽은 해가 들기 전까지 꽤 쌀쌀합니다. 아래 준비물을 챙기면 불편 없이 다녀올 수 있습니다.
- 신발: 용연폭포까지는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면 충분합니다. 주봉까지 오른다면 발목을 잡아 주는 등산화를 권합니다.
- 겉옷: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고, 바람막이나 얇은 패딩을 하나 넣어 갑니다.
- 물과 간식: 탐방로 안쪽에는 매점이 없으므로 물은 1인당 500mL 이상, 간단한 간식을 챙깁니다.
- 쓰레기봉투: 국립공원 안에는 쓰레기통이 거의 없어 되가져와야 합니다.
- 보조배터리: 사진을 많이 찍다 보면 배터리가 빨리 닳습니다.
- 등산 스틱과 무릎 보호대: 무릎이 약한 분은 내려올 때 도움이 됩니다.
- 우비 또는 접이식 우산: 산 날씨는 예보와 다를 때가 있습니다.
- 현금 약간: 상가 거리의 일부 노점은 카드 결제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 안에서는 지정된 장소 밖에서의 취사와 흡연, 음주 산행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낙엽이 쌓인 데크와 돌길은 이슬에 젖으면 생각보다 미끄러우니, 사진을 찍으며 걸을 때는 발밑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면 상가 거리에서 청송 특산물인 사과와 달기약수로 끓인 닭백숙을 파는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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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주왕산에 반려견을 데리고 갈 수 있나요?
국립공원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일부 국립공원에서 시범적으로 동반 구역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방문 전에 국립공원공단 누리집에서 주왕산의 해당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라면 어디까지 가는 것이 좋을까요?
대전사에서 용추폭포까지는 길이 넓고 평탄해서 걷는 데 부담이 적습니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용추폭포에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협곡과 단풍을 충분히 볼 수 있고, 여유가 있으면 용연폭포까지 이어 가면 됩니다.
주왕산 근처에서 하룻밤 묵는다면 어디가 편한가요?
상의주차장 주변 상가 지구에 민박과 숙소가 모여 있고, 청송 읍내와 주왕산면 일대에도 숙박 시설이 있습니다. 단풍철 주말은 일찍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날짜가 정해지면 바로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가 온 다음 날 가도 괜찮을까요?
비가 온 뒤에는 폭포 수량이 늘어 풍경이 더 좋아지기도 하지만, 낙엽 쌓인 데크와 돌길이 미끄럽습니다. 호우특보가 내려지면 탐방로가 통제될 수 있으니 출발 전에 국립공원공단의 탐방로 통제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주왕산 단풍 산행은 계획이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침 일찍 상의주차장에 도착해 대전사에서 기암을 올려다보고, 용추폭포와 절구폭포를 거쳐 용연폭포까지 다녀오면 주왕산의 핵심 풍경을 거의 다 보게 됩니다. 시간이 허락하면 주산지를 앞이나 뒤에 붙이면 되고, 단풍 절정 날짜는 해마다 다르니 출발 며칠 전에 기상청과 국립공원공단 안내를 한 번 더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차 요금과 입산 시간처럼 바뀔 수 있는 정보도 방문 직전에 공식 안내로 확인해 두면 현장에서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따뜻한 겉옷과 편한 신발만 잘 챙기면 가족 누구와 가도 편안한 가을 하루가 됩니다.